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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9.24 바위에서 들리는 목소리 -하-
  2. 2019.09.24 바위에서 들리는 목소리 -상-

도철 :

 

이 호랑말코 같은 녀석!

네 녀석 때문에 뱃속의 괴물들이 다 흩어져버리고 말았지 않느냐!

 

 

 

 

 

 

도철 :

 

냉큼 괴물을 찾아내지 못할까! 대대손손 저주를 내릴 테다!

 

약속대로 도술을 쓸 수 있게 해주지 않았느냐!?

게으름만 피워서 언제 괴물을 회수할 것이냐, 이 불량 도사!

 

 

 

 

호영 :

 

(괴물이 정말 약속을 지킬 줄은 몰랐지.

히히, 저런 쬐끄만 녀석 덕에 도술을 쓸 수 있게 될 줄이야.)

 

거참 쫑알쫑알 시끄럽게 하고 있네. 위협해 봤자 무섭기나 하대?

그런 깜찍한 모습을 해가지고는!

 

도철 : 뭣이, 어째?

 

 

 

 

호영 : 아야야... ........

 

도철 :

 

비록 봉인되어 꼴사나운 모습이 되어버렸다고는 하나.

네 녀석을 혼내 줄 힘은 남아 있다는 걸 잊지 말거라!

 

호영 : 칫...... .....

 

 

 

 

 

 

*감사합니다.

Posted by 프로비던스노바
,

(음산한 기운이 감도는 바위다.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일어날 듯 위험해 보인다.)

 

??? :

 

그래 바로 여기다. 꼬마.

지금부터 네 역할은 나를 이 바위 속에서 꺼내 주는 것이다.

 

미천한 너에게 내 부활을 직접 목격하는 영광을 주지.

어서 가까이 와 이 부적을.............

 

 

 

 

 

호영 : 싫은데요.

 

??? : 나를 풀어주려 온 것이 아니었더냐?

 

 

 

호영 :

 

저는 웬 노인이 곤경에 빠진 줄 알고 와본 거죠. 책에서 본 그 의협심이란 걸

발휘해 볼까 해서............. 그건 그렇고 왜 아까 부터 반말이야!?

 

??? : 무례한 녀석 같으니.............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호영 :

 

괴물인 걸 알았으면 오지도 않았지. 괜히 헛걸음했네.

그렇게 대단한 분이시라면, 뭐. 알아서 잘 빠져나오시든가. 그럼 이만.

 

??? : 자, 잠깐............. 얘기는 끝까지 듣고 가야하지 않겠느냐!

 

호영 : 그러시든지 말든지.

 

??? : 맨입으로 부탁하는 게 아니니라. 꺼내만 준다면 은혜를 갚겠다.

 

호영 : 뒷간 들어갈 때 나올 때 다를 지 누가 아나?

 

??? : 원하는 게 무엇이냐 호랑이의 아이여. 누구나 소원 하나쯤은 있을 터.

 

호영 : ..............소원?

 

 

 

 

 

 

??? :

 

그........ 그래, 소원 말이다. 얘기해 보거라.

내가 들어줄 수 있는 거라면 얼마든지 이뤄주지.

 

호영 :

 

.........얼마든지?

 

호, 혹시 도술을 쓸 수 있게도 만들어줄 수 있어?

 

 

 

 

 

??? : 도술?

 

호영 :

 

그래 도술 말이야. 두 번 얘기하게 하지 마.

할 수 있어, 없어? 기다 아니다 얘기만 하라고.

 

??? : 그렇다 마다!

 

 

 

 

 

 

호영 :

 

어쩐지 조금 솔깃해지는데.......

그건 그렇고 봉인인지 뭔지를 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건데?

 

(바위에 붙은 부적을 착! 떼기만 하면 봉인이 풀린다는 듯하다.

흠............. 그렇게 간단한 일이란 말이야?)

 

알겠어, 나한테 조금만 생각할 시간을 줘.

 

{................라고 순진한 척 말했지만 녀석의 말을 들어줄 생각은 조금도 없다.

사부님이 말씀하시길 세상 천지에는 공짜는 없으니까.}

 

{고작 부적 한 장 떼 주는 걸로 도술을 쓸 수 있게 된다니 말도 안 돼!

그럼 손톱이 빠져라 나무나 깎았던 난 뭐가 되는데?}

 

{괘씸한 녀석, 나를 호구로 보고! 분명히 어디서 굴러먹다 온 잡 괴물이겠지.

이 호영 님께서 인생의 쓴맛을 가르쳐주마!}

 

 

 

 

<거절하기> (아니, 다른 급한 일이 있는 것 같은데.................)

 

<수락하기> 

 

(태을선인 이야기 21권 봉인된 오소리 괴물 편에 나온 수법을 쓰자.

크크............ 이 잡 괴물 녀석, 약 좀 오를 거다.)

 

 

 

 

 

*노바쿤네이스에서 호영으로 대화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몰입감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괄호의 의미는 말하는 이가 속으로 혼잣말을 하는 것을 뜻합니다.

*태을선인 이야기 21권 봉인된 오소리 괴물 편에 나온 수법을 쓰기로 했다.

 

 

 

 

 

 

 

 

 

 

 

 

 

 

 

호영 : 좋아, 풀어줄게. 네 그 봉인.

 

??? :

 

잘 생각했다. 그럼 어서 부적을 떼거라.

조금이라도 빨리 도술을 써보고 싶지 않느냐?

 

{..............라고 꼬드기긴 했지만, 세상에 공짜가 있는 줄 아느냐?

대가는 네 몸이다, 이 멍청한 녀석!}

 

{흐흐.................. 네 녀석의 몸은 고맙게 받겠다.

당분간 붙어 있을 몸으로 써주도록 하지.}

 

{숙주가 되어 내 힘을 사용할 테니........... 따지고 보면 도술을 쓸 수 있게

해준다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겠군, 크흐흐..............}

 

 

 

 

 

 

??? : (어서 부적을 떼라! 이 건방진 꼬마 녀석!)

 

 

 

 

 

 

 

 

??? : !?

 

 

 

 

 

 

호영 : 아차차! 미안, 미안, 손이 미끄러져서 그만!

 

 

 

 

 

 

 

 

 

 

 

 

호영 :

 

풉! 푸핫........

 

푸, 푸푸풉!!!! 크큭......... 큽, 키킥!!!!!!!! 크핫!!!!

아이고 배야!!!

 

 

 

??? : 너 이 자식........

 

호영 :

 

꼴 좋다! 이 천하의 호영 님이 그런 같잖은 유혹에 넘어갈 거라고 생각했냐?

상대를 잘못 골라도 아주 잘못 골랐지.

 

심심하던 차에 꽤 즐거운 여흥이었다고. 한 바탕 웃고 간다!

그럼 나는 여기서 이만~!

 

 

 

 

 

 

(바람에 바위에 붙어있던 부적이 떨어져나가 바위가 무너져내린다.)

 

 

도철 : 감히 이 도철 님을 가지고 놀아!?

 

호영 :

 

(도....... 도철이라면 책에서 본 기억이 있어. 그 사흉 중 하나인, 그 도철?

잡 괴물이 아니었단 말야!?)

 

 

 

 

 

 

도철 : 고얀 놈 같으니............. 잘근잘근 씹어 삼켜주겠다!

 

호영 :

 

자, 자, 잠시........ 뭔가 단단히 오해를 하고 계신 것 같은데.........

대화로 해결하면 안 될까요?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언젠가 사부님은

그렇게 말씀하셨지, 지금이 딱 그런 순간이다.}

 

{사부님 서랍에 들어있던 부적을 쓰자. 괴물을 봉인할 수 있댔지.

몰래 한 장 슬쩍해 두길 천만 다행이다.}

 

{하지만 녀석은 너무 강하................. 아니지}

 

{이럴 때일수록 필요한 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배짱!

넷째는 약간의 속임수이려나?}

 

네 이놈~!

 

 

 

 

도철 : 뭣이!?

 

호영 :

 

네가 한때 무시무시하기로 이름을 떨친 사흉의 도철이라고?

어디서 감히 그런 거짓부렁을!

 

도철 : 건방진 놈............. 그러는, 약해 빠진 네 녀석은 대체 누구더냐?

 

 

 

 

 

 

 

호영 :

 

좋은 질문이군~!

 

지금이야 비록 사정이 있어 이런 비루한 꼴을 하고 있지만...........

나도 한때는 괴물 잡이로 이름 깨나 날리던 도사였다!

 

(............라는 건 당연히 거짓말이다.)

 

쯔쯔...........기백이 흐릿한 걸 보아하니 어디 촌구석 괴물 같은데.

도철을 사칭하다니 가만히 지나갈 수가 없구나!

 

도철 : 사칭?

 

 

 

 

호영 :

 

도철은 재앙이라 불리던 괴물, 태산 같은 힘은 강산을 바꿔 놓을 정도였다고 하지.

그런 거물이 저 평범한 바위 안에 있었다는 말이냐?

 

도철 : 그, 그건 웬 선인 놈이............

 

호영 : 허허............... 변명은 필요 없다!

 

도철 : 네 녀석이 묻지 않았느냐!?

 

 

 

 

 

호영 :

 

사소한 문제는 넘어가자고,

곧 죽어도 네 녀석이 도철이라 우길 테면 확실한 증거를 내게 보여라.

 

도철 : 증거라니, 무슨 소리냐!?

 

 

 

 

 

호영 : 

 

네가 도철인지 아닌지 판별할 아주 사소한 시험이라고나 할까?

통과한다면 기꺼이 나를 잡아먹어도 좋다.

 

도철 : 허튼 수작을..............

 

호영 :

 

여러 괴물을 삼켜 드신 천하의 도철 님이시라면,

저기 구름 아래 보이는 저 산을 옮기는 것쯤 일도 아니겠지?

 

도철 :

 

................

 

...........물론이다. 똑똑히 보거라.

 

 

 

 

 

(쿠구구구그그그응으그극그구쿠쿠구우궁ㅇ궁구쿵ㄹ)

 

 

 

호영 : (헉.......... 그렇다고 정말 산이 움직일 줄은!?)

 

도철 : 보았느냐? 그럼 이제 얌전히.................

 

호영 :

 

에헤이! 이거 왜 이러시나! 내기는 모름지기 삼세판이거늘..............

 

그리고 방금 거는 맛보기 아니었나?

재앙 같은 힘이라 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 같은데?

 

 

 

 

(쿠구구구으그그그으으응쿠쿠구쿵쿵쿠욱구구그그극큭크으응)

 

 

도철 :

 

허억......... 헉............ 이제...... 됐느냐?

크흐............... 이제 약속을 지켜라....... 이 얄미운 녀석아!

 

호영 :

 

하하! 먹혔다. 이 호영 님의 비기! 이름하야 똥개 훈련!

 

날 속여먹으려 하다니! 이 나무패 안에 틀어박혀서 반성 좀 하라고!

여긴 저 바위 속 보다 더 답답할 거다!

 

 

 

 

 

 

도철 : 으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호영 : 서, 성공........ 아, 아니, 이게 아닌가!?

 

 

 

 

아! 아름다운 불꽃놀이야........

 

아니지, 이게 아니라,

녀석은 나무패가 아닌 내 몸속에 봉인됐고,

도철이 품고 있던 괴물이 전부 빠져나갔다.

여러 괴물을 가둬 두기에는

 

내 그릇이 형편없이 작았던 것이다.

부적만 붙이면 봉인될 줄 알았는데........

 

 

 

괴물을 세상에 풀어놓다니!

그것도 여러 마리를!

 

그래도 한 마리는 놓치지 않았지.

가장 골치 아픈 녀석,

 

도철 만큼은..............

 

 

 

 

 

 

 

 

 

 

 

*풍속적인 느낌이 강한 에피소드 장르의 특성상 뜻을 모르는 단어들이 꽤나 나왔을 것입니다.

기백, 모름지기, 비기 등..의 단어 뜻을 풀어놓겠습니다.

*기백 - 굳센 기상과 진취적 정신, 모름지기 - 마땅히 혹은 반드시, 비기 - 자기만의 재주

비기 같은 경우의 단어는 여러 뜻이 존재하였지만 위 뜻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되어 적어놓습니다.

*글의 분량이 많아 -하-편에서 이어집니다.

 

Posted by 프로비던스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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